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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스토리/청소년V 이야기

자원봉사 박람회라구요? 2018 서초구 청소년 자원봉사 박람회, '그루터기'

청소년들은 여름방학을 맞이해 봉사활동을 하고 싶지만 어디서,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동 주민센터나 법원 등 공공기관에는 이미 봉사를 신청해둔 청소년들이 한가득입니다. 이렇게 봉사할 기관을 찾는 청소년들을 위해 만들어진 서초구 청소년 자원봉사 박람회 '그루터기'는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합니다. 지난 7월 24일, 서초구청 청소년 150명과 부스를 운영하는 봉사자 50여명까지 약 200명이 함께 한 '그루터기'에 착한안테나가 다녀왔습니다.


서초구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자원봉사분과는 청소년들의 봉사기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어려운 이웃과 다양한 연령대의 이웃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자원봉사 교육부터 체험활동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였습니다. 올해 '그루터기' 행사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작년과 달리 자원봉사 기본교육을 일방적인 강의형식이 아닌 골든벨 형식으로 진행하여 청소년들의 주체적인 참여를 이끌었던 것입니다. 골든벨은 팀전으로 진행되었으며 각 팀에는 서초구자원봉사센터의 자원강사팀이 배치되어 청소년들의 원활한 참여를 도왔습니다. 지속적인 교육과 실습으로 다져진 자원강사팀은 청소년들의 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면서 교육과 재미를 모두 이끌어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골든벨 퀴즈는 자원봉사의 특성, 중요성 등에 대한 기본적이고 간단한 문제들로, 청소년들이 쉽게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골든벨 퀴즈에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들


▲골든벨 퀴즈를 진행하고 청소년들을 서포트하고 있는 자원강사팀



기본교육이 끝난 후, 본격적으로 부스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11개 기관이 참여하는 부스 프로그램은 아기모자 만들기, 노인생애체험, 묘비명쓰기, 장애체험 등 다양한 체험활동과 공공소통캠페인, 범죄예방 환경설계 홍보, 흡연예방교육 등의 교육 및 캠페인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착한안테나에게 인상깊었던 프로그램은 사랑의복지관에서 진행한 장애체험이었습니다. 휠체어를 직접 타보기도 하고, 안대를 쓰고 흰지팡이를 사용해 걸어다녀보는 장애체험은 언뜻 보기에도 다른 부스에 비해 청소년들의 발길이 많지 않았습니다. 저는 2년 전 장애인 관련 교육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교육을 이수하면서 휠체어를 타고 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하고, 안대를 쓰고 흰지팡이와 보조인에게 의지하며 차도를 건너고 계단을 오르내렸습니다. 한 두시간의 짧은 체험이 그동안 글로 배워온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되었습니다. 협소한 공간이나 계단 등의 이유로 휠체어가 접근할 수 없는 곳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 보조인이 있음에도 앞이 안 보일 때 느끼는 불안감과 공포는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대학생이 되어서야 이런 경험을 해보았는데, 청소년들도 짧게나마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에 반가웠지만 청소년들의 발길이 많지 않아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청소년들은 어떤 부스 프로그램이 인상깊었는지 짧게 인터뷰해보았습니다.


신예린(은성중) : 아기모자 만들기가 가장 인상 깊었어요. 제가 너무 못만들어서 미안하기도 하고, 뿌듯하고 벅차기도 하고요.


박윤이, 이종은(은성중) : 저희도 아기모자 만들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희가 만든 모자가 아기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어요.


이현승(구룡중) : 저는 묘비명쓰기가 인상깊었어요. 제 묘비명을 쓴다고 생각하니까, 그동안의 제 삶을 되돌아보게 되고 반성하게 되는 것도 있고 아쉬운 것도 떠올랐어요. 


▲서초어르신 행복2음센터 부스에서 운영하는 나의 묘비명 쓰기


▲서초구자원봉사센터 부스에서 운영하는 환경 공공소통캠페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청소년들


▲(시계방향으로)서초구자원봉사센터의 환경 공공소통캠페인, 방배노인종합복지관의 노인인식 개선교육, 서초구건강·다문화지원센터의 아기모자 만들기, 반포종합사회복지관 한우리정보문화센터의 범죄예방 환경설계 홍보


착한안테나가 둘러본 '그루터기'는 청소년들에게 봉사와 관련된 다양한 교육과 체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좋은 행사였습니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것은 '그루터기'의 취지가 봉사활동에 참여하길 원하는 청소년들에게 지역봉사기관에 대한 정보를 주고 접근성을 높이는 것인만큼 부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들의 존재가 더 강조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청소년들의 입장에서는 '사랑의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장애체험이 아니라, 사랑의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장애체험'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부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전에 참여 기관들에 대해 소개를 해주는 시간을 따로 가지고, 기관마다 부스에서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현장에서 봉사활동 신청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한다면 본 취지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그루터기'가 청소년 자원봉사의 촉진제가 되어 청소년들이 다양한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착한안테나 7기 홍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