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01월 13일 (금) 한겨레
지난 6일 서초구 우면동 주공아파트의 한 안방에서 바이올린 소리가 울려퍼졌다. 영구임대아파트에서 홀로 살고 있는 김아무개(82) 할머니만을 위한 연주였다. 할머니의 눈시울은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붉어졌고, 할머니 댁을 찾은 다른 사람들의 눈가도 촉촉해졌다. "내 평생 오늘 같은 날이 없었습니다. 꿈꾸고 있는 것 같아" 자신만을 위한 공연을 감상한 할머니는 내내 감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할머니댁을 찾은 이들은 서초구 가족자원봉사모임 아리모(아름다운 리더들의 모임)봉사단이다.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 재능나눔 공연을 펼치는 아리모 봉사단은 2008년 고등학교 교사였던 국혜숙(65)씨가 학생들에게 나눔과 사랑의 의미를 알려주고자 만든 봉사단이다. 국씨의 제자들과 그 가족이 중심이 돼 29명으로 꾸려진 봉사단은 10년이 지난 올해 47명으로 단원이 늘어났다. 이들의 봉사활동은 2013년 자원봉사의 날에 서울시장상을 받았고, 2016년 서초V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문화생활이 어려운 어르신들의 집에 방문해, 어르신 단 한 분만을 위한 연주를 해드리는 것이다. 직접 쓴 편지 낭독과 시 낭송, 노래까지, 작지만 풍성한 공연은 단원들이 돈을 모아 마련한 극세사 이불을 전달하며 마무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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