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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스토리/지금, 마을이야기

한 걸음 한 걸음 희망을 밤새워 수놓다, 제 11회 생명사랑밤길걷기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92일 금요일 저녁 630, 생명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2016 생명사랑밤길걷기행사가 여의도한강공원에서 많은 사람의 응원 속에 개최되었습니다. 사회복지법인 한국생명의전화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벌써 11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것으로, 2006년 생명의전화 창립 30주년을 맞아 세계자살예방의 날(910)을 기리며 처음 개최되었습니다. 올 해에는 92일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 대전, 대구, 광주, 인천, 수원, 전주 등 8개 도시에서 진행되었던 매우 뜻 깊은 행사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자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 생명존중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마련된 생명사랑 밤길걷기에서는 총 약 1만여 명의 시민이 참가해 3개 코스(5, 10, 30)를 걸으며 생명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됩니다. 그렇다면 서울에서는 실제로 어떻게 캠페인이 진행되었는지 한번 자세히 살펴볼까요?

 

2016 생명사랑밤길걷기 자세히 살펴보기!

 

· 인기가수들의 축하공연부터 임종체험까지, 알찬 사전행사들

 


  착한안테나가 찾은 한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여의도공원, 행사 시작을 앞두고 노란 티셔츠를 맞춰 입은 서포터즈들은 한참 전부터 사전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는데요. 개막식이 진행될 무대를 중심으로 5km, 10km, 30km 구간별 달리기 참가자 등록을 위한 부스부터 임종체험, 사랑의 엽서쓰기, 청소년들의 진로 고민 등을 상담해주는 사회적 코칭협회, 자살의 원인이 되는 증상과 스트레스에 대해 알아보는 지식체험관까지 다양한 체험부스들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모두 본행사인 밤길걷기에 앞서 행사의 취지를 느껴볼 수 있도록 준비한 알찬 사전행사들이었습니다. 제아, KCM을 포함한 여러 유명가수들의 재능기부 축하공연이 행사에 열기를 더했습니다.

 

· 생명사랑을 향해 출발!

 

 

 생명사랑밤길걷기가 공식으로 개회한 뒤 한 시간쯤 흐른 730분 경, 30km 코스 참가자들이 첫 순서로 여의도공원부터 광화문까지 이어지는 긴 여정의 출발선을 끊었습니다. 30km 참가자들의 뒤를 따라 차츰차츰 10km, 5km 코스 참가자도 학생악대의 팡파르 울림 속에 길을 떠났습니다. 길을 걷기엔 이미 많이 어두워진 시간이었지만 신기하게도 이번 생명사랑 밤길걷기는 어둠이 깊어질수록 오히려 그 열기가 더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의 메시지가 담긴 램프들은 색색으로 잔디밭을 물들여 참가자들이 떠날 길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었습니다.

 

· 후드득 떨어지는 빗방울에도 이어지는 행렬

  자정이 넘은 시간,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색색깔의 우비를 걸친 봉사자들은 오히려 내리는 비가 시원한 듯 웃음을 지었습니다. 또한 참가자들의 옆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서포터즈들의 안내 덕에 행사 또한 아무런 사고 없이 안전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포기하지 않고 걸음을 옮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꿀 같은 휴식시간


 오후 9시와 새벽 1, 여의도에서 출발한 30km 참가자들은 중간휴식처인 이촌과 고산자교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하였습니다. 살짝 지쳐 보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생기를 잃지 않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서로 다리에 파스를 뿌려주기도 하고 잠시 옆 사람의 무릎에 누워 단잠을 청하기도 했습니다. 때때로 음료수와 간식으로 다음 여정을 위해 힘을 비축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참가자들은 같이 온 친구, 가족, 연인끼리 기념사진을 찍기도 하고, 주최 측에서 마련한 가수의 공연을 감상하기도 하면서 휴식을 취한 덕분에 다시 힘차게 목적지인 광화문광장을 향해 길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해질녘서 동틀 때까지, 행사를 마무리하며


  30km 참가자들이 새벽 4시경 광화문광장에 도착한 것을 끝으로 제 11회 서울 생명사랑밤길걷기 캠페인은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밤을 새워 걷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에도,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생명사랑의 뜻 깊은 메시지를 전한 것입니다.

한국의 자살률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으며, 작년 한 해 자살 사망자는 14500여 명으로 하루 평균 40여 명에 달하고 있다고 합니다. 38분마다 한명씩 자살을 하고 있다는 극단적인 통계도 있지요. 이번 행사에서 참가자들을 안내하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던 서포터즈 김진혁 씨(27)이러한 사회현실에 대해 통감하고 있었고, 참가자들이 스스로 직접 밤길을 걷는 이번 기회를 통해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에 서포터즈로서 기여해보고 싶었다고 행사의 소회를 밝혔습니다.

  주최 측인 한국생명의전화는 삶이 때로는 힘들고 고통스러워 밤 같은 어두움 같지만 한 걸음 한 걸음 걷다 보면 반드시 새 아침의 밝은 햇살을 보게 된다며 행사의 취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5, 10, 30km 긴 길을 걸었던 참가자, 그리고 때때로 힘들어 죽음을 생각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번 행사가 앞날을 인도해줄 수 있는 등불 같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