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서초문화예술회관 르네상스홀에서 멋진 콘서트가 있었습니다. 유명한 연예인이나 가수의 공연은 아니었지만, 그 이상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아리모와 함께하는 시낭송 공감 힐링콘서트’의 현장에 착한안테나가 다녀왔습니다.
먼저 이번 행사를 이끌어 주신 국혜숙 단장을 만나보았습니다.
▲ 아름다운리더들의모임 소속 시낭송 공감 힐링콘서트 국혜숙 단장
국혜숙 단장(이하 '국 단장')은 아름다운 리더들의 모임(이하 아리모)에서 회장으로, 서초전문봉사단 고문을 맡고 있으며 평소에도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이 많다고 합니다. 이번 활동도 (사)대한노인회 노인자원봉사지원본부 공모전에 지원을 하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시 낭송은 언어를 통해서 진행되기 때문에 표현력이 상승할 뿐만 아니라, 어르신의 문화의 품격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기에 서초구에 위치한 경로당을 돌아다니며 어르신들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북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이었지만, 생각과는 달리 어르신들의 참여가 저조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9전10기로 계속해서 새로운 기회에 도전해볼 어르신들을 찾아다녔고, 그러던 와중 양재 느티나무 쉼터에서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비로소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7월초에 시작된 강의는 4개월간 진행되었고, 9명으로 시작한 시 낭송 모임은 22명까지 늘어났다고 합니다. 인원이 늘어난 만큼 어르신들이 시 낭송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는데요. 처음에는 수동적이고 수줍었던 어르신들은 강의 차수가 지나갈수록 오히려 수업을 더 받고 싶다고 요청하실 정도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셨다고 합니다.
국 단장이 어르신들에게 알려드린 것은 크게 세가지였다고 합니다.
첫째, 너무 잘해야 한다는 부담 가지지 않기
둘째, 발음을 명확하게 하기
셋째, 본인이 느낀 감동을 듣는 사람도 느낄 수 있게 노력하기
딱 이 세가지만을 강조하고 진행한 수업의 결과물은 놀라웠습니다. 국 단장은 어르신이 발표한 시 낭송 ‘사랑하는 까닭’의 무대에 대해서 “시어는 누가 그 말을 하는지에 따라 시 낭송의 맛이 달라진다. 노년의 분들이 ‘죽음도 당신이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라는 말을 읊었을 때 젊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죽음과 그들이 느끼고 생각하고 말하는 죽음은 의미가 다르다." 고 말했다. "우리가 고작 한 시간의 공연을 했지만, 그 안에는 정말 다양한 색깔과 다양한 삶이 들어있었고, 많은 목소리와 당신(어르신들)의 감정이 담겨있었다.”며 참여한 어르신들에게 무한한 감동과 감사를 보냈습니다.
다음으로 이 프로그램과 힐링콘서트에 참여한 이완우 님의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서초전문봉사단 약손힐링봉사단으로도 활동하고 계신 이완우 님은 살짝 상기된 표정으로 활동에 대한 감동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 본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완우 님
"처음에는 이름도 성도 모르고 처음 만나는 어르신들도 많고 너무도 열악한 환경에서 강의가 제대로 이루어질까 생각했는데 선택하면 이루어진다고 하나요? 너무도 보람차고 좋은 활동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기회가 있다면 꼭 참여하시기를 권합니다.
저 또한 시에는 원래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활동을 하는 동안에 시에 함축된 의미, 시가 가지고 있는 리듬, 시가 주는 감동을 알게 되면서 시가 너무 좋아졌고 시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망설이는 분들에게 ‘선택하면 이루어진다.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시라’라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네요. 일단 도전하고 나면 큰 용기가 생기고 그에 따른 큰 성취감도 따라오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문화와 예술의 도시 서초구에서 살고 있어서 이런 활동을 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너무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이런 활동을 지원해주신 서초구자원봉사센터와 대한노인회 관계자 여러분들에게도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보냅니다."
또한 “강의를 하고 연출하면서 감사하게 생각한 것은 어르신들을 처음 뵐 때보다 표정이 한결 밝아지고 자신감을 갖게 되신 점입니다. 제가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한만큼 어르신들도 열심히 참여하셨습니다. 연이어 3회는 네 시간씩 수업을 했으니까요. 삶의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시어 한마디는 듣는 이의 가슴을 녹였고 구부정한 자세도 많이 교정되었지요. 그래서 저도 삶이 깃든 감동적인 발표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제 각 가정에서 어르신과 손자손녀들이 함께 시 낭송을 하는 아름다운 문화가 우리 사회 곳곳에 퍼지기를 소원해봅니다.”라는 소감을 남기셨습니다.
이번에 만나본 두 분을 포함한 수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힐링 콘서트는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 모두가 이런 프로그램이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고 더욱 이런 활동이 많아져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노력과 열정만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이번 활동만해도 시에 대한 어려움, 어색함으로 인해 참여자 모집부터 연습장소, 어르신들의 허기를 채워줄 수 있는 간식 등 마음과 마음이 담긴 지원이 없었다면 오늘의 이 자리가 있었을까 되새기면서 행사장을 나왔습니다.
[글·사진 | 착한안테나 7기 백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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