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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스토리/재능나눔 이야기

6월의 어린이 나눔교육 (남태령 어린이집)

 

 

 

아이들, 나눔에 눈을 뜨다

 

 

어릴 때 받은 가르침이 아이의 미래를 좌우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만 4세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 나눔 교육' 현장을 찾아가다

 

 

교실에 들어서자 한 아이가 말을 걸었다. "선생님, 왜 우리 엄마 바지 입었어요?" 아마도 이날 입고 갔던 흔하디흔한 갈색 바지가 엄마가 입은 것과 같아 보였나보다. 순진무구한 아이의 말에 웃음이 지어졌다. 아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순수함. 마치 아무런 때가 묻지 않은 도화지 같은 느낌이다. 유아기 교육은 이 하얀 도화지에 그리는 첫 그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밑그림으로 '나눔'이라는 그림을 그려주는 것은 어떨까?

 

 

제일 많이 갖고 싶은 아이들

밥을 먹을 때나 간식을 먹을 때 아이들은 당연히 제일 먼저, 제일 많이 가지려고 한다.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나눔의 의미를 배울 수 있게 하기 위해 서초구자원봉사센터에서는 관내 어린이집과 유치원 아이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나눔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6월 21일 남태령 어린이집에서는 세번째 나눔교육 수업이 열렸다. 한시도 가만히 있질 않는 아이들, 이토록 자유분방한 어린 친구들에게 어떻게 나눔을 가르칠 수 있을까?

 

 

나눔을 노래로 배우다

어른이 되면 가만히 앉아 노래를 음미하는 법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가만히 앉아 음악을 듣고 있기보다는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것이 더욱 자연스럽다. 그럼 '나눔'을 음악에 실어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 이날 나눔지기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나눔 노래와 율동을 가르쳐 주었다.

 

 

노래가 길다며 투덜대면서도 금방 따라 하는 아이들. 딴짓을 하다가도 이때만큼은 선생님 동작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대머리 아저씨 동작이 나올 땐 함박 웃음 터뜨리는 아이들을 보며 덩달아 웃음이 났다. 아마도 어린아이들의 웃음에는 어른들보다 몇 배의 전염성이 있는 듯하다.

 

색종이에 마음을 담다

이번엔 색종이를 나누어주고 담임 선생님에게 감사의 선물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그러자 저마다 좋아하는 색의 색종이를 들고 무언가 하나씩 만들기 시작했다. 역시 아이들에게 색종이는 익숙한 놀이감이자 즐거운 교육 도구인 듯하다. 색종이에 마음을 담아 선생님에게 감사함을 전달하는 시간. 과연 아이들은 색종이로 무엇을 만들었을까?

 

 

색종이에 선생님을 예쁘게 그려 전달하는 아이도 있었고, 자신의 웃는 모습을 그려서 전달하는 아이도 있었다. 그 모습을 미소지으며 보고 있는데, 옆에 특별한 선물을 준비한 한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선생님 드시라고 색종이로 피자를 만들었다는 아이. 감사의 선물로 피자를 만들다니, 역시 아이들의 순수함은 따라갈 수가 없다.

 

 

나누면 기쁨이 배가 된다?

'나눕시다, 나눕시다, 나누면 기쁨이 배가 됩니다' 주위에서 많이 들어본 말일 것이다. 하지만 정말 이 의미를 실천으로 배운 사람은 몇이나 될까. 언젠가부터 우리는 나눔을 말로서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말이나 글로 배우는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배울 수 있는 교육이 진정한 '나눔교육'이 아닐까.

 

 

이날 나눔교육을 받은 아이들의 얼굴은 단지 숙제를 하듯 봉사시간을 채우게 되는 학생들의 얼굴과는 많이 달랐다. 그야말로 '자연스러움'이었다. 음악으로, 색종이로 그저 자연스럽게 나눔을 배우고 있었다. 이 아이들이 청소년이 되고 어른이 되면서 하게 되는 나눔은, 어쩌면 지금의 어른들보다 더 자연스러운 것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나눔지기 선생님들을 만나다

수업이 끝나고 나눔지기 선생님 두 분과 짧은 인터뷰를 나눴다. 아이들의 수줍음을 닮으신 김윤경 선생님(왼쪽)과 김정옥 선생님(오른쪽).

 

 

이러한 나눔 교육 활동에는 어떻게 참여하시게 되었나요?

김윤경 선생님 저는 평소 아이들을 좋아해요. 어릴 때의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직접 나눔 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알게 되었어요. 어려서부터 아이들이 남에게 베푸는 법을 배우고 자연스럽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취지가 너무 좋아서 지원하게 되었어요.

 

오늘 수업하면서 힘든 점은 없으셨나요?

김정옥 선생님 율동 외우는 것이요. 하하하. 아까처럼 노래와 율동 수업이 있을 땐 선생님으로서 먼저 잘 외우고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어야 하는데 율동이 가끔 헷갈리네요. 수업할 때 아이들이 즐겁게 따라하는 것을 보면 더 잘 준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나눔교육 활동에 바라시는 점이 있다면?

김윤경 선생님 아직은 나눔교육이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이고, 저 또한 수업을 처음 진행해보는 것이기에 부족한 점이 많지만, 유아기 아이들에게 나눔을 가르치면서 느끼는 보람은 굉장히 커요. 앞으로 돌봄교실이나 방과후 교실 등을 통해 나눔교육이 더욱 활성화 되어서 더 많은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어요.

 

 

짧은 인터뷰를 끝으로 남태령 어린이집에서 열린 나눔교육 취재를 마쳤다. 지난 수업 시간에 마구 떠들고 말썽을 부렸던 한 아이가 이제는 수업이 끝난 후 쓰레기를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아직 사회적으로 나눔 교육은 초기 단계에 있지만, 아이들의 작은 변화는 이미 일어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앞으로 이 아이들이 커서 자연스럽게 나눔과 봉사를 실천할 수 있다면, 이날의 교육이 사회에 주는 나눔 효과는 비할 수 없이 크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홍보기자단 취재팀 송현경

<cowohk@naver.com>


착한 사진가 조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