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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소리]오래된 봉사자와 함께 건강한 조직으로 성장하기

오래된 봉사자와 함께 건강한 조직으로 성장하기
- 자원봉사 건강성 점검지표 중심으로1)

 

 

 김 유 미
서초구자원봉사센터 부장

 

 오래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쉬울 것 같으면서 또 어려울 때가 있다. 자원봉사담당 유급직원 뿐 아니라, 함께 하는 자원봉사자들 간에도 많은 갈등과 해결해야 할 상황들이 발생하곤 한다.

 

–  “자원봉사활동은 재미있는데 같이 활동하는 ○○○봉사자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왜 자꾸 자원봉사의 기본가치를 훼손하는 말만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런 봉사자는 처음 기본교육부터 다시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  “이번에 표창 받는 봉사자가 누구예요? ○○○는 활동을 나와 똑같이 시작했는데 상을 주고, 나는 왜 안주는 거예요?”

–  “큰일 났어요. ○○○봉사자가 자신이 마치 활동기관의 직원인 것처럼 말하고 다닌다고 해요. 정말로 창피해서 같이 활동 못할 것 같은데 해결 좀 해 주세요.” 

이는 자원봉사자와 함께 하는 기관이라면 분명 많은 관리자들이 공감하고 있는 문제들일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10년 이상 활동하면서 해당 봉사활동 분야에서는 나름 자원봉사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이들에게 다시 기본교육을 받으라고 하면 해결이 되는 건가? 아니다. 자원봉사자 스스로 성찰하고 검사해 볼 수 있는 도구를 만든다면? 이들을 문제적 자원봉사자로 낙인하지 말고, 스스로 관리만 잘하면 언제든 회복될 수 있는 건강성의 개념으로 접근해보면 어떨까? 
서초구자원봉사센터는 이런 고민 끝에 오래된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건강성 점검지표를 개발(2016)하고 고도화하는 연구(2017)를 하게 되었다. 다음은 두 연구의 요약이며, 오래된 자원봉사자들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1) 자원봉사활동을 돕기 위한 「자원봉사 건강성 점검지표」 연구(이재현, 신혜정, 오영수, 김유미. 2016)

   

자원봉사 건강성 점검지표 개발의 배경

 

오래된 봉사자들과의 관계는 자원봉사 관리자들에게 있어서 도전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봉사자들이 오랜 기간 활동하다 보면, 초심을 잃고 주변적 요인에 의해 자원봉사활동이 영향을 받는 등 부정적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조직화된 상태에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경우에는 관리자vs봉사자, 봉사자vs봉사자 간의 갈등과 불신 등으로 자원봉사 본연의 가치가 훼손되고 당초의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 목적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의 이러한 변화는 자원봉사관리자들에게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실망감, 소통의 부재 등을 야기한다. 이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직업적 소명의식을 가지고 일하고자 하는 자원봉사관리자들의 자존감을 저하시키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오래된 자원봉사자들과 동료 봉사자들 간의 갈등은 인정과 보상에 관련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래된 봉사자일수록 인정과 보상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게 되는데, 이런 욕구가 충분히 해소되지 못할 경우 자신의 불만을 동료 봉사자와 비교하고 시기하거나 자원봉사관리자(센터)에 대한 원망으로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자원봉사자들 간의 관계는 자원봉사조직의 결속을 도와주기도 하지만, 봉사자들이 활동을 중단하고 조직을 떠나게 하는 주요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부정적 변화로 인한 관계의 어려움은 자원봉사활동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자원봉사관리자들이 활동기간이나 세대 격차를 극복하고 보다 객관적, 합리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

이에 서초구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자와 조직이 자원봉사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점검지표를 개발하였으며, 이 점검지표가 자원봉사관리자 및 자원봉사자들의 관료화, 관성화, 관행화를 예방하고 자원봉사자들 스스로 성찰하여 개선해 나가는데 유용한 도구가 되었으면 한다.

 
자원봉사 건강성 요소의 이해

 

건강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인체로 비유했을 때는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자원봉사의 건강성을 인체의 건강성에 곧바로 대입할 수 없기에 ‘건강성의 요소’를 ‘기초체력의 요소’로 국한시켜 보았으며, 기초체력은 근력, 지구력, 순발력, 민첩성, 조절력, 유연성 등의 요소로 구성되지만 자원봉사에 연관된 여러 가지 요소를 도출한 후 근력, 지구력, 유연성, 균형성 4개의 요소로 정리하였다.  또한 관련 키워드는 본 센터가 추구하고 있는 4가지 핵심가치인 자기주도성, 지속가능한 변화, 신뢰, 동반성장에 근거한 개념으로 구성되었다.

 

 

 

자원봉사 건강성 요소에 따른 지표의 이해

 

 건강성 요소에 따른 세부지표는 센터 직원과 유관기관 관리자, 본 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의 간담회(FGI)를 실시한 후 여기에서 제기된 다양한 이슈들은 차후 후속미팅을 통해 구조화 되었으며, 4개의 건강성 요소로 바꾸어 지표를 도출하였다. 따라서 건강성 요소의 지표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낸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 점검지표는 한 요소에 8가지 지표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요소의 2가지 지표에 대한 건강하지 못한 사례를 소개하여 이해를 돕고자 한다.

 

표2

 

자원봉사 건강성 점검지표의 활용2)

 

이 점검지표는 개별적으로 검사해보는 것이지만 그룹단위로 그 결과를 소통해 볼 때 더 큰 의미가 있다. 혼자 확인하는 결과는 개인적인 미흡함을 파악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함께 확인하는 결과는 조직의 건강성 증진으로 확장되는 좋은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조직은 개인의 건강한 상태가 유지되도록 반복적으로 검사를 권유하고 이를 관리해야 한다. 그것이 조직의 습관이 되어 하나의 조직문화로 자리 잡힐 때 조직의 건강성은 지속된다고 본다.

 

점검지표 검사 진행순서는 우선 봉사자들의 인원과 여건에 따라 회의 방식으로 또는 집합교육 방식으로 진행한다. 먼저 건강성 지표검사를 왜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더불어 자원봉사 건강성의 의미와 기초체력 요소와 연계된 자원봉사 건강성 요소에 대해 설명한다.

다음 단계에서는 건강성 지표를 직접 체크해 보도록 하고, 다 하고 난 뒤 결과에 대한 해설과 함께 지표에 대한 설명으로 이해를 돕는다. 이때 지표에 대한 반대개념으로 접근하면 더 쉽게 이해된다. 마지막으로는 결과 해설을 다 듣고 난 뒤, 검사 결과에 대한 의견이나 소감, 자원봉사 건강성에 대해 깨달은 점 등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워크숍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건강성 점검지표를 활용할 때에는 관리자 활용교육을 먼저 이수하고 매뉴얼에 따라 실시하면 된다. 점검지표를 검사하는 대상은 처음 자원봉사에 입문하는 봉사자 보다는 2~3년 이상 자원봉사활동 경험이 있는 봉사자들에게 실시하는 것이 보다 더 효율적이다. 건강성 점검지표는 현장의 제한적 여건 하에 개발되었다. 점검지표를 고도화하고 활용가능성을 규명하기 위해 활용방안 연구를 하였으며 4개 영역 32지표가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자원봉사 건강성 점검지표 검사를 통해 더 많은 조직에서 오래된 봉사자들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제대로 활용된다면 문제적 자원봉사활동 관리가 더 효율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이는 성숙한 자원봉사문화를 확산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 자원봉사 건강성 점검지표의 고도화를 통한 활용방안 연구(오영수, 김유미, 2017)

 

                                                                                                                   illust by freepi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