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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 범죄예방’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범죄 수사보다 예방에 힘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나요?

착한안테나 레이더를 세워보니 서울 곳곳에서 범죄 예방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마포구 염리동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재개발, 재건축이 잦아 어둡고 인적 드문 골목길이 많은 이 곳은 범죄에 취약합니다. 마포구는 골목길을 밝고 아름답게 디자인해 산책로로 탈바꿈하는 작업을 통해 범죄를 예방하고 있습니다. 관악구 행운동도 있습니다. 이 지역은 원룸이 많고 혼자 사는 여성 거주 비율이 높습니다. 때문에 사람이 없는 낮에 집에 침입해 물건을 훔치는 범죄가 잦았습니다. 관악구는 까치산 오르막길 골목에 LED방범등, 반사경, 비상 버저 등을 설치해 여성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행운길을 만들었습니다. 이밖에 노원구 면목동의 고보조명(바닥에 빛으로 문자를 쏘아 정보를 전달하는 조명), 용산구 용산2가동의 픽토그램(사람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상징적인 그림으로 나타낸 일종의 그림문자) 등, 각 지역에는 그 지역의 특성에 맞는 범죄예방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서초구는 어떨까요? 서초구 또한 2014년부터 범죄예방 프로젝트 '테마공원 만들기'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안전등급이 낮은 공원을 안전·놀이·건강을 테마로 한 리모델링 봉사활동을 하여 동네 쌈지공원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2017년부터 서초경찰서와 함께 새로운 범죄예방 프로젝트 '스파이더 범죄예방'을 시작하였습니다.  

'스파이더 범죄예방'은 단독주택, 빌라 등 건물의 가스배관과 담벼락에 눈에 보이지 않는 특수도료를 바르는 프로젝트입니다. 특수도료를 바른 곳은 누군가가 침입을 했을 때, 그 흔적이 그대로 남아 범인 검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해당 구역에 특수도료가 도포되어 있음을 알려 범죄예방 효과를 노리는 것이죠.

지난 5월 26일 오전 8시30분 스파이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서초구자원봉사센터를 찾았습니다. 이른 주말 아침, 현장에는 서초경찰서 담당 경찰관 3명, 무라타전자 임직원 20여명, 서초구자원봉사센터 프로젝트 리더 10여명 등 총 30여명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경찰관과 프로젝터 리더의 친절한 설명으로 이날 활동이 시작됐습니다.

  활동 설명 후 프로젝트 리더를 필두로 4개의 조로 나뉘어 양재2동으로 이동했습니다. 활동 장소에 도착하여 조별로 자신들이 맡은 구역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활동에 대한 프로젝트 리더의 추가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각자 맡은 가구의 가스배관과 담벼락에 특수형광물질을 도포하는 작업을 실시 하였습니다. 여름이 왔노라며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아래서 묵묵히 작업을 하는 봉사자들에게 쉽게 말을 걸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 때, 주민 한 분이 밖으로 나와 봉사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려 얼음물을 내어주려고 했습니다. 봉사자들은 실제 물을 받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활동이 누군가에게 직접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더욱 열심히 도포작업에 임했습니다. 단순히 할당량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곳이 범죄자 침입에 취약할 지 토론하며 작업하는 모습에서 봉사자들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파이더 범죄예방’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서초경찰서 홍수경 순경을 만나 좀더 자세한 이야기를 물어보았습니다.

Q. 주민분께서 왜 우리집은 작년에 하지 않았냐고 물어보셨는데요. 작년부터 시작한 활동인가요?

A. 네. 2017년에는 제가 혼자 담당했고, 사전에 동의한 2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하였습니다. 올해는 담당 경찰관도 3명으로 늘었고, 대상 가구도 늘려서 30가구에 ‘스파이더 범죄예방’을 위한 도포작업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Q. 그렇군요. 오늘 봉사활동을 하는 분들 중에서 특수형광 물질이 범죄를 이미 저지른 사람을 찾는 사후적인 효과만 있는게 아닌지 의문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음, 오늘은 도포작업만 하지만 도료가 다 마르고 나면 해당 담벼락과 가스배관에 특수물질이 도포되어 있음을 식별할 수 있는 스티커를 부착할 예정입니다. 해당 스티커를 통해서 주민분들은 치안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음에 대해 인식함을 통해 안심할 수 있고, 범죄자들의 범죄 의사를 위축시켜 범죄예방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에 범죄예방 효과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작년부터 실시되어서 유의미한 통계자료나 기타 수치화된 자료를 근거로 설명을 드릴 수 없는 점은 대단히 아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사한 정책을 실시한 다른 나라의 경우 실제 범죄예방효과가 있었고 오늘 보다시피 주민들의 호응도 좋습니다. 따라서 추후 데이터가 쌓이면 범죄예방에 대한 대한 궁금증은 쉽게 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오늘은 서초구자원봉사센터 프로젝트 리더, 기업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평소에는 어떻게 하시나요?

A. 보통은 경찰관과 해당 구청 직원들과 함께 일을 했었습니다. 올해 가구 수를 늘리고 경찰 내부에서도 범죄예방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초 서초구자원봉사센터 주관 '기업 네트워킹 데이' 때, 기업봉사활동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스파이더 범죄예방’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덕분에 올해 기업들의 참여가 늘었다고 생각합니다. 벌써 현대제철의 임직원 80여명과 1차적으로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아. 그리고 보통은 자원봉사자들과 직접 활동하는데, 이번에는 서초구자원봉사센터의 프로젝트 리더분들이 각 조를 이끌어주셔서 훨씬 효과적으로 도포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Q. 질문에 성실하게 답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서초구의 범죄예방에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A. 네. 감사합니다.

 

다음으로 ‘무라타 전자의 직원들과 나눈 대화 중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막연히 범죄예방 효과가 있겠거니 했지만, 작년에 자신의 집에는 해주지 않았다고 하는 아주머니를 보며, 범죄의 예방은 물론 주민에게 안심을 주는 효과도 있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뭔가 더 열심히 활동에 임할 수 있었어요."

"저는 혼자서 자취하는 여자인데 항상 방을 구할 때, 저층을 피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번 활동이 보다 많은 지역으로 확대되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마을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사회적 기업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1년에 두 번씩 봉사를 하고 있어요. 당연히 봉사활동이니까 누군가를 위해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집 주인분이 고생한다며 나와서 얼음물까지 전해주려 하시니 더욱 힘이 나서 즐겁게 활동을 할 수 있었어요."

봉사활동에 대한 소감, 실제 자신의 처지에서 해당 프로젝트가 주는 의미, 실제 범죄예방 효과를 위한 개선안까지 다양한 의견을 전해주었습니다. 무라타전자 임직원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봉사활동에 임한 효과가 아닐까하고 생각해봅니다.

작업을 마친 봉사자들은 다시 자리에 모였습니다. 스파이더 범죄예방 프로젝트 활동을 리뷰하고, 직접 실천할 수 있는 범죄예방법을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재활용쓰레기 절감 방법도 나눴습니다. 범죄예방을 위한 일회성 활동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범죄를 예방하고 환경에 관심을 갖도록하는 프로젝트 리더들의 활동이 돋보였습니다.

이날 가장 인상적었던 것은 지역 활동에 참가한 주체의 다양성이었습니다. 경찰, 기업, 자원봉사센터 소속의 자원봉사자가 함께 지역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하는 모습을 보며 이상적인 지역자치를 본 듯 했습니다. 2년째 이어지며 참여 인력은 물론 주민 호응도 높아지고 있는 서초구의 ‘스파이더 범죄예방’ 프로젝트를 구민 모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범죄 청정지역 서초’가 되는 날을 꿈꿔봅니다.

[착한안테나 7기 형정우, 윤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