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으세요? 

National Review of The Definition of Volunteering in Australia 요약 발췌(1) ​




자원봉사가 무엇이냐 누군가 물어온다면, 부디 나에게는 묻지 말아 달랄 것 같다. 자원봉사의 본질이 무엇인지 파고들어 간다면, 어디까지 닿을 수 있을지 나는 모르겠다. 한없이 물음을 해 가다가 많은 이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어디쯤에서 멈춰 그것을 자원봉사라고 부르면 그게 정의가 되는 건 아닐까. 이게 수학공식이라도 된다면, 사칙연산을 하거나 화려한 방정식을 써서라도 풀어내겠는데 말이다. 세계의 몇몇 나라들을 가봐도 자원봉사활동의 양상은 크고 작게 다른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한편 자원봉사를 무엇이라 규정하지 못한다면 비영리 영역에서 하는 활동들의 상당부분이 갈피를 잃게 될 것이다. 하이데거의 말을 빌어 우리가 내리고자 하는 자원봉사의 정의를 자원봉사의 본질을 찾아가는 이정표로 이해해 두고 시작하련다.


가끔 강의를 할 때 자원봉사란 무엇인가선문답 같은 어쩌면 도발적인 질문으로 시작하곤 한다. 그러면 교육 참가자의 연령대나 하는 일에 따라 반응이 제각기 이다. 연령대가 50-60대 이상일 경우에는 대개 희생’,’사랑’,’나눔’,’행복이란 가치 개념을, 비교적 젊은 세대인 20-30대에 질문하면 촛불’, ‘소금’, ‘씨앗과 같이 은유적인 개념들을 이야기 한다. 간혹 자원봉사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자발성’, ‘무보수’, ‘선택’, ‘이웃 돕기등과 같은 답을 하곤 한다. 그러다가,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그런데, 정말 자원봉사는 뭔가요?’라고 물으면 다들 눈을 껌벅 이며 멀뚱거린다.


 

그러게. 자원봉사는 정말 무엇일까?


 

자원봉사가 무엇인가를 두고 철학적인 탐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자원봉사의 정의를 어떻게 찾아볼 수 있을까. 가장 쉽게는 자원봉사개론과 같은 도서나 논문, 관련법 등을 통해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먼 나라 호주에서는 자원봉사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를 두고 국가차원의 검토가 있어 눈길을 끈다. 2014년 국가조정위원회 소위원회에 의해 작성된 이슈페이퍼 “National Review of The Definition of Volunteering in Australia[1]에서는 오늘날 호주에서 자원봉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정의 내릴 것인지 돌아본다. 이 논문을 통해 시대가 변함에 따라 자원봉사의 정의를 재조명하는 것이 왜 필요하며, 어떤 과정으로 이러한 연구를 진행하였는지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논문을 발췌하듯 요악하며 정리해 보고자 한다.


이 연구를 주도한 Volunteering Australia(이하 VA)[2]1991년 호주 수도특별자치구 협회설립법(Australian Capital Territory Associations Incorporation Act)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호주 자원봉사 관련 최상위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VA가 이와 같은 연구를 하게 된 계기는 기존의 자원봉사의 정의가 오래 전 만들어졌으며, 현재 호주에서 실행되는 자원봉사활동의 다양한 범위를 포괄하기에는 이미 협의적 개념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연구를 시작할 당시 가지고 있던 자원봉사의 정의는 1996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VA는 호주의 자원봉사를 대표하는 중앙조직으로서 18년간 이 정의를 활용해 왔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Cordingley, 2000)


- 지역사회를 비롯하여 자원봉사자 자신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활동

- 어떠한 강제도 없이 자신의 자유의지로 행하는 활동

- 금전적 보상 없이 하는 활동

- 자원봉사자에게 지정된 활동 


VA 1996년 만들어진 이 정의를 바탕으로 자원봉사를 확산하는 일을 해왔다면, 20년이 지난 2014년 호주에 있어서 자원봉사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재조명하는 것은 VA에게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 직전 발표되었던 2012 호주 자원봉사 실태 보고서(The State of Volunteering in Australia Report 2012[3])에서는 기존의 자원봉사의 정의가 오래 전 당시의 사회, 경제, 역사적 맥락 속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오늘날의 급격히 변화된 사회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도 있겠지만, 딜레마를 낳고 있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1) 소정의 수입이 될 수 있는 활동비에 대한 욕구 2) 영리 영역에서의 자원봉사 3) 경제 위기 동안 조직 내 자원봉사자에 대한 인력 의존도 증가와 같은 것들이다자원봉사에 대한 시각과 이해도 호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자원봉사는 사회적으로 '(work)'의 한 영역으로 보지만, 자원봉사자가 '일하는 사람(worker)'이라는 인식은 아직 비교적 낯설다둘째, ''의 개념이 변화하고 있다. 활동의 비규제화, 세계화, 비형식화는 ''을 어떻게 바라보고 경험하는 가에 영향을 준다. (Oppenheimer 2002; 2008, p 7; 2011; Oppenheimer with Edwards 2011). 또한, 2012년 실태 보고서에서는 기존의 정의가 청소년 자원봉사나 다문화 사회, 위기관리를 위한 자연발생적 자원봉사 등 '비공식 자원봉사'를 포함하지 못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VA는 기존의 자원봉사의 정의가 더 이상 VA의 정신과 호주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재정의를 결정하게 이르렀다. 수정된 정의는 자원봉사자 관리, 자원봉사의 성과 측정, 우수 사례의 발굴과 표준화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었다.

 


기존의 자원봉사 정의와 그 역사


기존의 자원봉사 정의는VA가 호주 통계청(ABS)에서 처음 시행한 전국자원봉사실태조사(1995)에 근거하여 자원봉사의 정의와 원리를 정리하면서 처음 쓰이게 되었다. 당시에는 '자원봉사'와 여타 '무보수활동'을 명확히 구분하는 게 목표였다. (Cordingley, 2000)


그 정의는 다음과 같다.


'공식 자원봉사는 비영리조직 또는 비영리 프로젝트에서 일어나는 활동으로서 지역사회에 혜택이 돌아가며, 자원봉사자의 자유의지에 의한 무보수활동으로 자원봉사자의 자격에서만 할 수 있는 활동이다.'


그에 따른 11개의 원리도 발표했다. (Cordingley, 2000)


- 자원봉사는 지역사회와 자원봉사자 모두를 이롭게 한다.

- 자원봉사는 무보수 활동이다.

- 자원봉사는 언제나 선택의 문제이다.

- 자원봉사는 연금이나 정부보조금을 받기 위해 하는 의무 활동이 아니다.

- 자원봉사는 시민이 지역사회를 위해 참여할 수 있는 합법적 활동이다.

- 자원봉사는 개인이 인간, 환경, 사회적 욕구에 부응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 자원봉사는 비영리부문에서 행해지는 활동이다

- 자원봉사는 유급활동을 대체하지 않는다.

- 자원봉사는 유급근로자를 대신하지 않으며 그들의 고용을 위협하지 않는다.

- 자원봉사는 다른 이들의 권리와 존엄성, 문화를 존중한다.

- 자원봉사는 인권과 평등을 증진한다


정의는 시대를 반영한다. 통계청의 국가보고서는 자원봉사자를 '조직이나 그룹을 통해 기꺼이 시간, 서비스, 기술 등으로 대가 없는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ABS, 1996) VA는 이와 같은 정의를 따르며, '공식적 자원봉사'라고 강조했다. 또한 비공식 자원봉사(공식적 자원봉사 이외의 이웃 돕기와 같은 무보수 노력봉사)를 인정하는 한편, 공식 자원봉사와 구분하기 위해 노력했다.


공식 자원봉사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비영리조직의 자원봉사자 업무여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의 (존재)동기는 이를 구분하는 주요한 요인이 되었다. 즉 상업적 회사는 이윤 창출을 위해 일하지만, 비영리조직은 지역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존재한다는 점이다.  VA는 공식 자원봉사가 자원봉사자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거나 유급직원의 역할을 대신해서도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무보수 활동의 예를 보여주는 다음 표는 흥미롭다.


1. 무보수 활동의 예


 

지역사회에 혜택

비영리조직을 통한 활동

무보수

강제가 아닌 선택에 의한 활동

자원봉사자 자격으로 하는 활동

공식 자원봉사

근무 경험

 

X

사회봉사명령

X

X

집에서 하는 무보수 일

X

X/

X

학생들의 실습

X

X

X

무급 근로시험

X

X

X

노동 분쟁 시 긴급 투입 활동

X

X

실업수당을
위한 일

X

돌봄(간병)

X

X/

X


(출처: Cordingley, 2000, 그림 6.1, p.81)

 


왜 분명한 정의가 필요한가요?


1996년에도 오늘날에도 무엇이 자원봉사이고, 무엇이 아니다라고 꼭 단정지어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원봉사에 대한 정의가 어떻게 활용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은 꼭 필요하다.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정의는 정책과 그 이행에 잘 적용될 수 있지만, 자원봉사의 성과측정이나, 자원봉사자의 특성과 변화를 파악하기에는 부족하다. 서로 다른 지역사회의 트렌드를 비교하며, 정부 기관의 정책수립에 더욱 적절하게 활용되기 위해서는 보다 실제적이고 시대에 맞은 정의가 필요하다.


VA는 자원봉사의 정의를 분명히 함으로써 자원봉사 최상위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회원단체들에게 자원봉사 관리 프레임워크를 개발하여 제공하고, 지역사회에 적절한 지원과 인정을 제공할 뿐 아니라 사회의 정책적 변화까지 요구할 수 있게 되었다.


포괄적 정의는 자원봉사 지지 환경 조성을 강조하고, 자원봉사를 중요하고 지속가능한 사회 운동으로 인식하게 한다. 자원봉사의 정의는 분명하고 간단해야 하며, 호주 전역에 있는 다양한 공동체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모든 활동들을 일일이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인 시민의식의 중요성을 표상하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자원봉사의 정의는 무엇이 자원봉사이고 무엇이 아닌지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의의 수명 또한 고려해 보아야 한다. 계속하여 변화하는 호주 사회에서 정의가 지속적으로 적절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정의여야 한다. 합의된 정의가 필요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자원봉사의 경제적 가치를 측정하기 위해서이다.


2012 호주 자원봉사 실태 보고서는 이러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l  기존의 정의는 기본적으로 자원봉사의 본질을 포함하고 있다.

l  기존의 정의가 호주 자원봉사를 다 나타내지 못하거나 제약을 하는 측면이 있다.

l  우리가 자원봉사로 인식하는 요소들에 대해 명확한 이해를 공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l  자원봉사에 대해 분명하고 집합적인 정의를 갖는 것은 일상적 자원봉사를 나타내는 것뿐만 아니라,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정책을 이끌고 연구를 위한 변수를 구조화하는 등 기회와 도전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데 매우 유용하다.


 

References


Cordingley, S. (2000). The definition and principles of volunteering. A framework for public policy’, in Warburton, W and Oppenheimer, M (eds). Volunteers and Volunteering. Leichhardt:Federation Press, pp. 73-82

Oppenheimer, M (2002) All Work. No Pay. Australian Volunteers in War. Walcha: Ohio Productions.

Oppenheimer, M (2008) Volunteering. Why we can’t survive without it. Sydney: UNSW Press.

Oppenheimer, M with Edwards, A (2011) Protection of Volunteers in the Workplace. A Pilot Study of GREAT Community Transport (GCT) Inc Blue Mountains and Penrith, NSW, March, UNE, Armidale.



[1] http://www.volunteeringaustralia.org/policy-and-best-practise/definition-of-volunteering/

[2] http://www.volunteeringaustralia.org/

[3] http://www.volunteeringaustralia.org/wp-content/uploads/State-of-Volunteering-in-Australia-2012.pdf



오영수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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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서울시NPO지원센터 아카이브 이슈와 동향에도 함께 게시된 글입니다. 

http://www.seoulnpocenter.kr/bbs/board.php?bo_table=npo_aca&wr_id=1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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