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스토리가 있는 키친가든, 그 일곱 번째 이야기의 첫 페이지

 농사도시’. 좀처럼 함께 떠올리기 쉽지 않은 단어들입니다. 도심 한복판인 서울 서초구에서 텃밭을 가꾸며 환경 이슈를 고민하고, 이웃과 수확물을 나누는 이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4 7일 현장을 찾았습니다. 착한 안테나가 온다는 소식을 들었는지 활짝 핀 벚꽃들도 정겹게 맞이해주었습니다.

 

 청룡텃밭은 서초구의 자원봉사 프로그램 ‘2018 스토리가 있는 키친가든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자원봉사자들을 맞기 위한 막바지 준비로 여념이 없었습니다. 이 날은 키친가든의 오리엔테이션이 있었습니다.

오전 9시가 되자 가족 단위 봉사자들이 하나 둘 도착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두 주말 오전 단잠을 포기하고 봉사활동을 위해 지친 몸을 이끌고 온 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피곤한 기색보다는 긍정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려는 열의가 먼저 느껴졌습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대가 없이 지역사회에 나누고, 나와 가족 나아가 우리 이웃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뿌듯함 때문인 듯 했습니다.

서초구자원봉사센터의 프로젝트 리더들은 자원봉사자들의 이런 열정이 지속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해왔습니다. 곧 이어 ‘2018 스토리가 있는 키친가든이 일곱 번째 막을 올렸습니다. 오영수 센터장님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가족 소개가 진행됐습니다처음 참가하는 가족부터 올해가 7년째인 가족까지 다양했습니다.

 가족소개가 끝난 후, 환경을 위해 함께 실천하면 좋을 환경 관련 아이디어를 1개씩 적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단순히 실천 아이디어를 적어보는 것에서 그쳤다면 형식적인 시간이 됐을 테지만, 이를 기차놀이와 접목시켜 환경이슈에 대해서 웃으며 이야기하는 대화의 장이 열렸습니다. 놀이를 통해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환경 문제를 고민하는 것은 물론, 함께 1년간 실천해나갈 사항을 자연스럽게 결정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기차놀이로 처음의 어색함은 훌훌 털어냈습니다. 기차놀이를 하면서 상대방 기차를 설득하면 줄이 길어지는 방식이었습니다. 그 결과로,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기'와 '메탄올을 유발시키는 소고기를 적게 먹자'는 의견이 최종적으로 가장 긴 기차를 만들어 냈습니다.

곧 조별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조별 활동에서는 조 이름과 조훈, 역할 분담, 환경을 위한 일상 속 작은 실천 등을 정했습니다. ‘자원봉사환경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가진 데다 기차놀이를 통해 서로 가까워진 덕분인지 분위기는 정겨웠습니다.  조별끼리 으쌰으쌰라는 부제와도 꼭 맞아떨어졌지요.

     이후 단체사진 촬영을 마지막으로 2018 스토리가 있는 키친가든 오리엔테이션이 끝났습니다.

 단체사진 촬영 후에는 활동을 종료하는 것이 봉사활동의 불문율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미처 퇴비 작업을 하지 못한 고랑이 있었습니다. 일부 봉사자들이 기꺼이 퇴비작업에 나섰습니다. 오래 활동해 온 참가자들이 독보적인 삽질과 퇴비뿌리기 실력을 선보인 덕에 작업도 눈 깜짝할 새 끝났습니다.

 이 날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스토리가 있는 키친가든이라는 활동명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등산이 취미인 아버지와 핸드폰 게임을 좋아하는 아들이 대화를 나누려면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요? 꽃을 가꾸기 좋아하는 어머니와 운동이 취미인 딸이 이야기를 나누려면?

참가자들이 가장 만족스러워 했던 점은 가족과 함께나눌 이야기가 생겼다는 점입니다. 한 참가자는 비가 오는 날이면 외국 유학 중인 아들이 엄마 텃밭은 괜찮냐고 물어온다고 했습니다. 가족간 대화의 물꼬를 텃밭이 터주는 셈이지요뿐만 아닙니다. 이 참가자는 텃밭 활동을 하며 농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을 간접적으로 얻고 있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날씨 때문에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고, 모든 과정이 좋아도 마지막에 병충해 때문에 농작물이 상하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나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어요. 옛말에 자식농사라는 말이 있죠? 자식농사도 내 뜻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배우면서 자녀와의 차이와 다름도 받아들일 수 있게 됐어요. 이를 바탕으로 더욱 진실된 관계도 형성할 수 있게 되었고요.”

이렇게 자원봉사 참가자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텃밭 위에서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과연 2018년 스토리가 있는 키친가든에 참가한 자원봉사자들은 이 텃밭 위에 어떤 이야기를 가꾸어 나갈까요?

                                                                                                                                         

 

[착한안테나 7기 양혜준, 형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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