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29(화) 조선일보


기업 자원봉사 우수사례 분석

기업·비영리단체 등 다양한 주체 함께 봉사하는 '컬렉티브 임팩트' 확대
범죄 예방 디자인·에코백 제작·요리교실 등 사회공헌 분야도 다양해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공원을 둘러봤다. 페인트가 벗겨진 운동기구의 사진을 찍고 모래놀이터 성분을 조사했다. 비상벨을 눌러보고 가로등 불빛도 점검한다. 경찰, 구청 직원, 동 주민센터 직원, 삼성물산 임직원, 지역 주민, 서초구 자원봉사센터 직원 등 다양하게 구성된 이들은 셉티드(CPTED·범죄 예방 디자인) 자원봉사를 시작한 프로젝트 그룹. 서초구에서 안전성 취약으로 레드(Red) 등급을 받은 공원의 범죄 예방을 위해 2014년 10월부터 환경 설계, 건축,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다. 비상벨 옆에 안내판을 만들어 세우고, 공원에 설치된 지압판엔 건강 발자국을 새겼다. 칙칙하고 어두운 공원 외벽을 밝은 색상으로 덧칠하거나 공원 나무에 수목 명찰을 달았다. 김보연 서초구 자원봉사센터 담당자는 "자원봉사자들에게 '고맙다'며 음료수를 건네거나, '이젠 안심하고 올 수 있겠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 주민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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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임직원들이 서초구 공원의 안전성을 높이는 ‘셉티드(CPTED)’ 자원봉사를 위해 외벽을 밝게 페인트칠하는 모습. / 서초구 자원봉사센터 제공
◇파트너십에서 컬렉티브 임팩트로

의미있는 자원봉사를 위해 서초구 지역의 해결이 시급한 문제를 찾던 삼성물산과 서초구 자원봉사센터는 지역 안전 지수를 높이는 셉티드를 떠올렸다. 서초구청 공원녹지과와 경찰서에서 조사한 서초구 130개 공원의 안전점검표를 기준으로 레드 등급의 공원을 선별하고, 서초동 주민센터에선 주민참여위원회를 구성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삼성물산 임직원과 자원봉사센터, 서초구 주민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리더들은 최소 2주 전부터 함께 아이디어를 모으고 사전답사를 다녀온 뒤 자원봉사를 기획·진행했다. 이렇게 1년간 총 120명이 참여, 서초구 공원 4곳이 변신을 거듭했다. 삼성물산 사회공헌팀 담당자는 "봉사 직후엔 공원이 어떻게 달라졌고, 앞으로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안내 전단지도 돌렸다"면서 "달라진 현장을 직접 보고 주민들과 만나니 직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

비단 서초구뿐만 아니다. 최근 기업, 비영리단체, 공공기관, 지역 주민 등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컬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가 자원봉사 영역에도 확대되고 있다. 한화테크윈과 경상남도 자원봉사센터는 친환경 캠페인으로 재래시장 살리기에 나섰다. 재래시장 상인들에게 검은 봉지 대신 폐현수막으로 만든 에코백을 제작해 지원하기로 한 것. 이를 위해 다양한 주체가 머리를 맞댔다. 경남도립미술관·창원성산아트홀 등 지역 예술기관에서 폐현수막을 수급하고, 자활센터 및 경력단절 여성들이 참여하는 협동조합과 연계해 에코백 5000개를 제작했다. 한화테크윈 임직원들과 창원대·경상대·한국국제대 대학생들도 에코백 제작 및 리폼 작업에 동참했다. 특히 한화테크윈 가족봉사단 150명(1회당)은 관내 4개 시군 재래시장을 방문해 에코백을 나눠주며 친환경 퍼포먼스도 진행하고, 대학 및 중고등학교에 방문해 에코백 리폼 활동도 전개했다. 김진석 한화테크윈 과장은 "폐현수막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다이옥신 등 유해 성분이 발생하는데, 이번 자원봉사로 환경문제 해소·저소득층 일자리 창출·재래시장 활성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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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안양 지역 기업 10곳이 10년째 서로 자원, 인력을 모아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②한화테크윈 임직원들이 친환경 에코백을 만드는 모습. / 안양기업연대 사회공헌릴레이팀·경상남도 자원봉사센터 제공
◇기업 간 협력으로 시너지 확산

서로 다른 기업이 모여 자원봉사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해가는 사례도 있다. 안양기업연대 사회공헌릴레이팀(이하 안양기업연대)은 동일한 비용, 인력을 투입해 10년째 분기별 자원봉사를 지속하고 있다. 고려개발㈜·농협안양시지부·롯데백화점 평촌점·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코레일안양지사 등 10개 기업이 멤버다. 이들은 자원봉사 실행에 앞서 1차, 2차 기획회의 및 실행까지 약 한 달간 준비 과정을 거친다. 회의를 거쳐 기업별 자원 및 역할 분담을 하고 자원봉사센터는 수혜처 발굴에 나선다. 이렇게 지난 10년간 기업 봉사자 1500명이 37회 동안 수혜자 2267명을 만났다. 10년간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김성호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팀장(안양기업연대 총괄)은 'CEO의 의지'와 '끈끈한 유대감'을 꼽았다. 그는 "2007년 한림대성심병원 행정부원장님이 10개 기업 CEO를 직접 만나 MOU를 체결하고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동기부여를 하셨다"면서 "기획회의·평가회의 외에도 워크숍, 단합여행, 번개모임 등을 통해 실무자들끼리 끈끈한 친밀감이 유지돼 협력이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지속적인 파트너십은 사회공헌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울산시자원봉사센터도 해당 지역 22개 기업과 사회공헌 협약을 맺고 매년 공통 사업비를 분담해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있다. 삼양사 윤광진 사회공헌 담당자는 "22개 사가 함께 모여 자원봉사를 하면서 서로의 정보와 노하우가 공유돼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 무안지사는 전기·기계·통신·토목·건축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재능봉사단을 주축으로 무안군 위기가정의 집수리 및 주거 환경 개선을 실시하고 있다. 무안군 자원봉사센터는 위기가정 통합 사례 관리를 통해 10년간매월 3~4회씩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가정을 연결해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지원해왔다. 천철주 한국공항공사 무안지사 담당자는 "그해 개인의 자원봉사 실적이 15시간을 초과하면 자신이 원하는 가정에 200만원을 지원할 수 있는 '도와주고 싶어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회사가 이에 매칭그랜트로 기부금을 더해주니 임직원 자원봉사의 선순환이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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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나은미래]이제는...함께하는 봉사/조선일보(20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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